국회사무처에 올해부터 법원직 시험도 문제공개 확정

 수능 시험을 비롯해 각종 자격증 시험까지 국가시험의 대부분이 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공무원시험에서는 그동안 국회사무처만이 문제를 공개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수험생들은 각종 국가시험과는 다르게 유독 공무원시험만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해마다 공무원시험의 문제공개를 쟁점화 시켰다.

이런 수험생들의 요구는 지난해 특히 거셌다. 국가직은 물론 각종 지방직 시험에서도 문제 오류와 정답시비 등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수험생들은 각종 수험카페와 일부 공무원학원을 필두로 문제공개를 시험기관에 직ㆍ
 간접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수험생들의 반발은 곧바로 각종 언론을 탔고, 해당 시험기관들은 수험생들의 빗발치는 항의로 큰 곤욕을 치러야 했다.

 문제공개 논란은 지난 12월 법원행정처의 문제공개방침 발표로 극에 달했다. 법원행정처는 올해부터 문제지와 정답가안을 공개하기로 했으며, 이를 계기로 수험생들의 국가직 및 지방직 시험에 대한 문제공개 요구는 더욱 활발해졌다.

수험생들의 문제공개 요구는 왜?

수험생들의 문제공개에 대한 입장은 간단하다. 내가 치른 시험이 어떻게 나왔는지, 그리고 점수가 어떻게 나왔는지, 그리고 무슨 문제가 오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한 수험생은 “만약 문제의 오류가 있을 경우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시험기관에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문제공개는 필수적이다.”라고 언급했다.

 그 동안 공무원시험은 문제복원이라는 독특한 시험문화를 가지고 있었다. 각 학원들과 교수진들이 총출동, 수험생들의 기억에 의존해 해당시험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복원하는 것이다. 이에 대한 노력과 비용은 그동안 수험가에 또 다른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중앙위에서도 문제공개 필요성 인지

 중앙위도 문제공개에 대한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않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03년 중앙인사위원회는 향후 06년부터 문제공개를 할 수 있도록 조율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문제공개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중앙위는 최근까지도 검토중이라는 입장만 계속 내비치고 있었다.

 중앙위가 지금까지 문제공개를 미룬 이유는 수험생들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애매모호하다. 문제가 공개될 시 그와 관련된 부가업무가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즉 문제 하나하나에 대한 수험생들의 불평이 있을 수 있는 만큼, 해당시험과 타 시험의 진행까지 방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문제공개가 될 경우 현재 문제은행식 출제방식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문제공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앙위의 입장이었다.

 문제 공개되면, 시험 난이도에도 영향 줄 듯

만약 중앙인사위원회가 국가직 공채의 문제를 공개하면, 공무원시험에 일대 변혁이 있을 전망이다. 국가직 시험은 공무원시험 전체를 대변하는 시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가직의 문제가 공개될 시에는 조만간 각 지자체에서도 문제가 공개될 것으로 예상되며, 중앙위가 현재 위탁받아 치르고 있는 중앙선관위시험도 문제공개의 영역 안에 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아울러 국가직 공채 외에도 각종 추가공채나 철도공안직 등 중앙위가 관할하는 시험 역시 문제공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문제공개는 공개 자체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시험의 난이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문제은행식인 출제방식에서 공개된 문제가 다시 출제되기에는 큰 무리가 따른다. 일부에서는 문제은행 출제방식에서 일정부문 응용된 새로운 경향의 문제가 선보여 난이도가 다소 높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좀 더 깊게 들어가면 문제 출제범위도 다양해질 수 있다는 점도 예상할 수 있다. 주어진 여건에서 문제유형을 많이 만들려면 기본서 외에서 출제되는 등 출제범위가 넓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