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교육청 시험,‘ 혹시나’가 ‘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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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청 시험,‘ 혹시나’가 ‘역시나’
국어ㆍ영어 출제시비, 문제 비공개 한계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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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올해 지방교육청 공무원 임용시험은 시행 전부터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먼저 올해는 단일 교육청(2013년 경기도 교육청)에서 전국 교육청공무원 필기시험문제를 일괄출제하기로 한 첫 해였다는 점에서 수험생들은 출제경향에 대해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는 점이다. 여기에 평소 지엽적이고 까다로운 문제의 출제로 유명한 경기도 교육청이 출제를 맡으면서 수험생들의 불안이 가중된 바 있다.
또 문제지가 공개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발표되어 논란이 되었다. 수험생들 사이에서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것은 출제시비를 회피하려는 목적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일었던 것이다.
시작부터 불안요소를 안고 출발한 2013년 지방교육청 필기시험, 실제로 어떻게 출제되었고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아보았다.
■국어ㆍ영어 ‘출제 시비’
수험가에서는 이번 시험의 국어, 영어과목에 대해 “‘지저분한 문제’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출제였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서 ‘지저분하다’의 의미는 정답을 찾을 수 없이 어렵다는 것이 아니라 정답에 논란을 가져 올만한 애매한 문제들이 다수 출제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영어과목이 그 정도가 심했다. 현재 수험생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는 문제의 정답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광주광역시 교육청공무원 시험에 응시했다는 수험생 A씨는 “약 4~5문제들의 정답을 놓고 수 만명의 응시생들이 논란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논란의 문제가 많이 나온 것 자체도 문제지만 문제공개가 되지 않아 응시생들의 고충 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직, 국가직과 같은 응시료를 내고 시험을 치르는데 교육청 시험만 수험생들이 문제를 복원해야 하고 정답을 고민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교육청 시험 응시생들의 권리가 무시되는 것 같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국어과목의 경우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현재 3~4문제 이상이 정답시비에 휘말려 있는 상황이다. 특히 A형 국어 11번, 내재적ㆍ외재적 관점을 구분하는 문제는 문학작품의 해석단계에서 논의되는 것으로 출제 자체에 오류가 있고 맞춤법 문제(그러고나서, 그리고나서 등)에서도 논란을 빚고 있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문제에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비공개 한다고 한 것 아니냐”는 다소 격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험전문가 H씨는 “문제를 정확히 알 수 없어 총평이나 문제풀이를 할 수 없어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없는 점이 안타깝다”며 “이번 시험에서 국어, 영어 과목이 교육청에서 밝힌 것처럼 객관성과 일관성이 제고된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공동출제를 확정한 만큼 내년부터는 문제가 공개되어 문제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과 수험생들의 의견이다.
■‘우무인 날인’ 논란
교육청 시험은 진행과정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일부 교육청에서 수험생들의 무인을 정답지에 받은 것. 문제는 시험 중에 무인 날인을 진행해 빈축을 사고 있는 교육청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수험생은 “시험 중간에 갑자기 오른손 지장을 찍게 했다”며 “순간 집중력이 흩어진 것도 억울하지만 지문 찍은 손을 휴지로만 닦아 답안지에 묻어나는 바람에 혹시나 채점상 불이익이 있을까 염려된다”고 불안해했다.
확인 결과 우무인 날인은 모든 교육청에서 일괄 시행된 것이 아니라 각 교육청에서 독자적으로 판단해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남 교육청 관계자는 “사진만으로는 정확한 본인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우무인 날인을 시행했다”고 밝히며 “하지만 전남 교육청은 시험 시행 전 본인 확인 절차를 마쳤기 때문에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같은 문제로 치르는 교육청 공무원 시험의 진행에 일괄적인 시행규정조차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 수험생들의 실망감이 크다.
24일 교육청공무원 필기시험은 위에서 지적한 사항 이외에도 이의제기 절차를 명시하지 않아 문제에 이의가 있는 응시생은 국민신문고를 이용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렇게 수험생들에게 희망보다 실망을 더 많이 안기며 시험을 마무리한 교육청공무원 시험. 교육청이 올해 시험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해 수험생들의 내년 시험 응시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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