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급 국가직 공채 필기시험장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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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국가직 공채 필기시험장을 가다
미래의 공무원을 꿈꾸는 이들의 다양한 얼굴
7급 국가직 공개경쟁채용 시험이 치러진 지난 22일, 압구정고등학교에는 시험장의 삼엄한 분위기와 수험생들의 다양한 표정들이 있었다.
아침 8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간, 압구정역에는 부지런한 수험생들이 하나, 둘 시험장으로 향하고 있다. 수험생들의 뒤를 따라 시험장인 압구정 고등학교로 발걸음을 옮겼다.
시험장 앞은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라 수험생이 많지는 않았다. 음료수며 손목시계, 컴퓨터용 사인펜을 팔고 있는 상인들이 보였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수험생들을 응원도 하고 학원 광고도 하려는 공무원 수험학원의 현수막이었다. 빨간색 티셔츠를 맞춰 입고 나온 학원 직원과 강사들은 부채며, 음료수, 수첩 등을 학원 광고 전단지와 함께 수험생들에게 안기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제법 요긴한 기념품인 듯 했다.
시험장의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고 하니 시험감독관의 제지가 있었다. 시험관리본부의 허가를 얻어야 사진촬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험장 경비를 위해 동원된 경찰차량도 눈에 띤다. 분위기가 꽤 삼엄하다.
촬영 허가를 얻고자 감독관이 알려준 방향으로 이동했다. 시험관리본부가 차려진 건물 강당에서는 시험감독관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험관리요령 등의 교육이 한창이다. 시험이 실시되기 전에 잠시 시험이 치러지는 교실의 사진을 찍고 싶다고 요청하자 상급기관에 문의를 해 봐야 한다는 대답이 왔다.
상급기관의 대답을 기다리는 사이 한 수험생이 헐레벌떡 시험관리 본부로 들어섰다. 시험장을 잘못 찾아온 것 같다고 말하는 수험생의 얼굴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시험장을 잘못 찾는 일은 실제로 여러 시험장에서 종종 발생하는 일이라고 한다.
마침 강의실에서 들려오는 시험관리요령에 따르면 시험이 치러지는 학교가 같은 경우 교실을 잘못 찾아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지만, 다른 학교에서는 시험을 치를 수 없다고 한다.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 제대로 찾아가서 시험을 치를 수 있으면 좋으련만....
드디어 답변이 왔다. 교실내부 촬영불가. 보다 생생한 시험장 분위기를 담아낼 수 없어 안타깝지만, 허용되는 범위에서라도 시험장의 분위기와 수험생들의 모습을 전하고자 다시 입구 쪽으로 돌아갔다.
입실시간이 가까워 오자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수험생들의 숫자가 많아진다. 표정도 차림도 가지각색이다. 긴장으로 잔뜩 굳은 얼굴도 보이고, 발갛게 달뜬 흥분한 얼굴도 보였다.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는 수험생도 있고, 방실방실 웃으며 들어서는 수험생도 있었다. 책이 가득 든 배낭을 짊어 맨 수험생 뒤로 쇼핑백 하나를 어깨에 걸쳐 매고 들어서는 수험생이 보였다.
시험공고에서 요청하는 입실완료시간은 9시 20분이지만, 9시 30분이 넘어서 시험장으로 들어서는 수험생도 적지 않았다. 급하게 뛰어 들어가는 수험생도 있지만, 느긋하게 천천히 걸어 들어가는 수험생도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모습으로 시험장에 들어서고 있지만 수험생들 모두 마음속에 바라는 것은 똑같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험이 치러지는 동안 시험장은 교실 안에서 치러지는 격전이 무색하게 평화롭고 고요하다. 드디어 12시 20분, 정적을 가르는 종료벨 소리가 울렸다.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하늘색 셔츠를 입고 있는 수험생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시험이 어려웠던 걸까, 아니면 그저 여름 햇살에 눈이 부셨던 걸까. 시험장 밖으로 나서는 많은 수험생들이 핸드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고 있었다.
어려웠다며 푸념을 늘어놓기도 하고, 마킹 실수가 있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고치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대화도 들린다. 수험생 인터뷰를 기획하고 있었지만 그 모습에 쉽사리 말을 걸어보기도 참 힘든 일이었다.
이번 필기시험의 합격자 발표일은 9월 6일이다. 모든 수험생들이 합격의 기쁨을 누릴 수는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들의 노력이 가능한한 많이 보답받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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