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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시간이 약’ 낙방해도 마음 다잡고 재도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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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466회 작성일 17-11-3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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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저널=이인아 기자] 기자는 업무상 공채 필기, 면접시험 취재를 나가곤 한다. 돌이켜보면 인터뷰 거절이 많아 취재가 유난히도 힘들었던 시험, 생각보다 취재가 잘 됐던 시험, 취재 시 욕먹었던 시험 등 기억이 또렷하다. 

살짝 보자면 올해는 민간경력채용 필기시험 취재가 가장 힘들었고, 지방교행 필기시험 취재가 가장 수월했으며, 지역인재 9급 필기시험 취재가 가장 재미있었다. 면접시험 취재 시에도 시험별 이런저런 에피소드가 많이 생기는데 일일이 나열할 필요는 없기 때문에 이정도로 하겠다. 

이런 말을 꺼내는 이유는 취재 인터뷰에 응했던 한 응시자가 생각나서다. 올 한 공무원 면접시험장에서 만난 그는 지난해 면접에서 탈락한 후 올해 재도전해서 다시 면접위원 앞에 섰다.

면접 본 응시자가 피곤할 것을 생각해 면접 취재만 간단히 하려했는데 어쩌다 말이 계속 이어졌고 대화중에 기자는 그가 지난해 면접탈락자로 올해 재도전한 경우였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지난해 면접에서 떨어져서 힘들었는데...담담하게 말을 이어간 그가 더 무슨 말을 할지 궁금했던 이유는 한 번 낙방의 아픔을 겪은 사람치고 말함에 있어 너무나 표정이 밝고 긍정적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또 필기시험 성적이 커트라인보다 꽤 높았으나 면접에서 떨어졌다며, 그럼에도 면접에서 변별력을 더 높여야한다는 데 찬성하는 생각을 보였기 때문이었다. 

면접에서 떨어지면 보통 나를 떨어뜨린 사람, 나를 떨어뜨리도록 만들어진 제도 등 남 탓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 본인의 불찰이었다는 그의 말에 기자는 그가 낙방 후 어떤 마음을 가졌는지, 왜 면접이 강화돼야 하는지 생각을 구체적으로 듣고 싶어진 것이다. 

지난해 선발예정인원대비 1.2배수로 합격자가 정해졌고 자신은 커트라인에서 10점 가까이 높은 점수였기 때문에 면접을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단다. 설마 내가 떨어질까..싶기도 했고, 아니면 우수 받으려 하다가 역효과가 난 것도 같다는 생각이었다. 

면접에서 낙방 후 그는 “살면서 그런 기분은 처음”이라고 했다. 지방에서 올라와 노량진에서 수험생활을 했는데 집에 내려가는 3시간 내내 울었단다. 그냥 계속 눈물이 나왔다는 것이다. 한 달 정도는 아무 것도 못하고, 입맛도 없고 잠도 안 왔다는 말이었다. 그렇게 한 달 간 낙방 후유증을 앓았다.

하지만 그는 한 달 후 다시 노량진으로 왔다. 합격소식을 기대한 부모님을 뒤로 한 채 또 공부하러 서울로 가야하는 현실이 냉혹하게 여겨졌으나 다시 도전하는 거 외 어쩔 도리가 없었다.

서울에 올라와서도 3일 간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단다. 그렇게 재도전하기 위한 마음을 다잡았고 다시 시작했단다. 그는 면접 낙방 후 상실감 극복방법으로 “시간이 약”이라는 것을 언급했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마음도 다시 잡아지고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기자는 아무리 그래도 낙방 후 상실감이 과연 시간이 지난다고 극복되는지 재차 물었고 그는 “정말로 시간이 약이에요. 진짜!”라며 확신에 찬 대답을 했다. 그는 말하는 동안 이따금씩 미소를 보였고 면접 강화에 대한 생각도 확고히 밝혔다. 

본인이 면접에 떨어진 경험이 있으나, 최종합격 결정 시 인성, 공무원 마음가짐‧자세 등을 평가하는 면접비중을 높이는 게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이런 생각을 가진 응시자도 있구나...하며 기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갈 길 바쁜 응시자를 더 이상 잡아둘 순 없었고 그는 “아무튼 면접보면서 많이 웃었고, 면접위원분들을 많이 웃겨드렸다”는 말로 마무리 인사를 대신했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을 줬듯이 지금쯤이면 그도 지난해와 달리 최종합격 소식을 듣고 크게 웃고 있지 않을까 한다. 

어떤 일로 큰 아픔을 겪게 되면 트라우마가 생겨 기억을 지우려하거나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으려 스스로를 옥죄는 안 좋은 강박관념까지도 생길 수 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유연하게 대처해 재기한 그를 보면서, 혹여 마음의 상실감을 안고 있는 수험생들이 있다면 그와 같이 긍정의 힘을 믿고 다시 일어서면 어떨까..그러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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