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있는 공무원 빨리 승진…7·9급 출신에 더 많은 기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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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부터 시작해 고위공무원으로 퇴직 0.6%에 불과
(서울=연합뉴스) 성혜미 기자 =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실력 있는 공무원의 승진이 빨라지고, 이에 따라 7·9급 출신의 실·국장 승진기회가 늘어난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25일 공무원 승진제도에 패스트트랙(Fast Track)을 도입하고 공무원시험과 민간시험의 호환성을 높이겠다고 이낙연 총리에게 새해 업무보고를 한 데 이어 29일 좀 더 자세한 계획을 내놓았다.
법령상 일반직 국가공무원이 9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데 걸리는 최단 소요기간은 9년이다.
하지만 작년 6월 기준으로 5급 공무원 중 9급으로 들어온 사람의 평균 소요기간을 산출해보니 25년 4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후반에 9급으로 입사한 사람은 통상 50대에 5급 승진이 이뤄진다는 뜻이기에, 처음부터 5급으로 입사한 사람과 비교하면 7·9급 출신의 실·국장 진입이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로 9급으로 들어와서 6급으로 퇴직하는 사람이 39.5%를 차지한다.
5급으로 들어온 사람 가운데 고위공무원단(3급 이상)으로 퇴직하는 사람의 비중이 40.4%이지만, 7급으로 들어온 사람 중에서는 7.0%, 9급으로 들어온 사람 중에서는 0.6%에 불과하다.
인사처는 연공서열과 입직경로 중심의 승진 관행을 실적과 능력에 따라 승진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며 '직무역량 중심 속진 임용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속성승진'의 방식으로는 직위공모 방식 도입과 공개경쟁 승진의 두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직위공모 방식은 특정직위에 결원이 발생하면 부처에서 자율적으로 직위에 요구되는 역량을 갖춘 인재를 연공서열과 관계없이 선발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5급 공무원 자리가 생기면 6급 근무연수와 상관없이 누구나 지원할 수 있게 한다.
공개경쟁 승진은 인사처 주관으로 부처 구분 없이 승진지원자를 대상으로 객관적 평가를 통해 직무역량이 우수한 실무직 공무원을 특진시키는 방식이다.
인사처는 이 방식을 6급 공무원의 5급 승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하고자 한다.
인사처 관계자는 "직위공모 방식을 원칙적으로 시행하고, 공개경쟁승진은 상징적 의미로 10명∼20명 정도 선발하고자 한다"며 "정확한 규모와 절차는 의견수렴을 통해 정할 것이고, 속성승진 시 7급에서 곧바로 5급으로 승진하는 등 '2단계' 승진도 가능하게 할지는 검토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공무원노조, 부처, 학계 등 의견수렴을 거쳐 올 연말까지 개편안을 마련하고, 내년 상반기 공무원임용령 등 개정을 추진해 이르면 하반기부터 시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김판석 인사혁신처장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전체 공무원 중 속성승진 비율을 지금 단계에서 말하면 가이드라인처럼 오해할 수 있어서 밝히기 이르다"며 "제한적으로 운용됐던 특진제의 문제를 해소하고 능력있는 사람이 승진하도록 각 부처, 공무원노조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인사처는 공무원시험과 민간시험의 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개편안은 추후 발표하기로 했다.
김 처장은 "지역인재 7급 시험에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과 공직적격성평가(PSAT)가 도입됐기에 방향성이 어느 정도 제시됐다. 공시생들이 볼 때 7급 공채에 PSAT가 도입될 수 있겠다 싶을 것"이라며 "올해 공시생·학계·대학생 의견수렴 등 종합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시험을 바꾼다면 통상 2∼3년 유예기간을 둔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사처는 최근 논란이 된 시민단체 비동일 경력의 공무원 경력인정 방안에 대해 선진사례 등을 더 연구하고, 공무원 성과연봉제에 관해서는 이달 중순 구성한 노사협의기구를 통해 앞으로 석 달 정도 시간을 가지고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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