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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3상반기 지방직 시험의 이의제기가 마감됐다.

23일부터 28일까지 사이버국가고시센터(http://gosi.csc.go.kr)의 ‘정답이의제기란’을 통해 접수된 이의제기 건수는 총 296건이다(복수문항 포함). 이 중 9급 행정직과목의 이의제기는 187건으로 전체의 63.2%를 차지한다.

과목별 이의제기 건수는 국어 70건, 영어 88건, 한국사 11건, 행정법 16건, 행정학 2건 등이다. 이번 시험에서 난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국어와 영어의 이의제기가 많은 것은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는 이의제기 중 수험생들 사이에서 특히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필진 교수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먼저 국어의 70건의 이의제기 중 26건은 ‘견강부회’문제(A책형 5번, C책형 15번)에 대한 것이다. 수험생들은 ‘주인이 저렴한 가격에 음식을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마운 줄 모르고 오히려 손님이 화를 냈기 때문’에 ①번 보기의 ‘적반하장’도 정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유두선 교수는 “돈을 내지 않을 의도를 갖고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면 ‘적반하장’이 답이 되겠지만 지문의 상황은 말도 되지 않는 말을 갖고 억지 트집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라며 “가당치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다 대고 있는 상황이니 견강부회가 더 좋은 답이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수험생들 사이에서 ‘캥거루족’문제로 불리는 A책형 11번(C책형 11번)문제는 총 14건의 이의제기가 접수됐다. 수험생들은 정답가안인 ④번 ‘캥거루족이 늘어난 것은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외에 ②번 보기인 ‘현대사회에서 남녀를 막론하고 만혼 현상이 널리 퍼져 있다.’를 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통계만을 보여주면서 ‘현대 사회’에 만혼현상이 널리 퍼졌다는 추론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이에 최지평 교수는 “지문은 일본 국립 사회보장 인구문제 연구소에서 조사한 ‘5년간 캥거루족의 증가 추세’에 대한 통계 수치를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라며 “①, ②, ③번 선택지는 모두 이 글의 내용을 토대로 미루어 알 수 있는 내용으로, 가령 ②번은 이 글의 마지막 문장, ‘~상당수는 독신으로’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캥거루족의 증가 이유’를 말한 ④번은 이 글로서는 미루어 알 수 없는 내용이다. ④번은 현재의 사회 현상에 대한 독자의 배경지식에 근거한 추론일 수는 있지만, 이 글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라고 전했다.

영어의 이의제기 중 67%에 해당하는 59건의 이의제기는 A책형 14번(C책형 9번)에 대한 것이다. 문제는 지문의 내용을 미루어 빈칸에 알맞은 단어를 찾는 독해문제로 정답가안은 ‘① reconcile’로 공개됐으나 수험생들 사이에선 문법이 아닌 독해문제이므로 ‘② confirm’또한 글의 흐름상의 문제가 없으니 복수정답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심상대 교수는 “이 문제는 논리적인 사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난해할 수 있으나 confirm은 복수정답이 될 수 없다.”라며 “이 글의 핵심은 대부분의 성인들이 세상사를 많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알고 있는지 조사해보니, 텔레비전의 헤드라인 서비스만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그들은 잘 모르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따라서 성인들의 생각이 실제사실과 부합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①번 정답이 올바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강수정 교수는 “원어민에게 확인한 바에 따르면 ①번 ‘화해시키다’가 유일한 답이다.”라며 “왜냐하면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정보를 TV를 통해 잘 얻는다는 말과 TV가 믿을 만한 정보통이 아닌 상황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TV에서 얻는다는 말은 같은 뜻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그들의 주된 정보통이 믿을만하지 않은데, 정보를 잘 받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행정법은 A책형 17번(C책형 7번)문제의 이의제기가 가장 많다. 문제는 ‘사정판결’에 관한 것으로 수험생들은 정답가안인 ①번 외에 ②번을 복수정답으로 주장하고 있다. 보기 ②번의 ‘행정소송법은 취소소송의 경우에만 사정판결이 가능하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의 내용에서 ‘현행소송법에 이와 같은 명시적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올바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이형찬 교수는 “행정소송법상 이와 같은 내용으로 해석은 가능하지만 명시적인 규정은 없는 것이 사실이다.”라며 “수험생들의 이의제기는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용철 교수는 “행정소송법 28조에서는 사정판결의 규정을 두고 있다.”라며 “또한 38조에는 28조를 준용하라는 규정이 없으므로 명시적이라는 용어를 의역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