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단체, 근무환경 개선과 소방청 독립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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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소방의 날, 수험생들도 나섰다
지난 9일, 소방관련 단체들이 ‘제 45주년 소방의 날’을 맞아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방공무원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과 소방청 독립을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과 인터넷커뮤니티 ‘IM119’ 등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주 40시간 근로시간 보장 ▲전국 시·도를 대상으로 소방공무원 증원명목으로 지급된 지방 교부세 집행에 대한 국정감사 실시 ▲소방공무원 단결권(직장협의회 구성) 보장 ▲국가소방청으로 독립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주최측은 “대다수 공무원들이 군로기준법에 의거해 주 40시간 근로를 시행하고 있으나 소방공무원은 주 84시간, 24시간 2교대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며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을 방치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방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소방 방치’를 야기한 1차적 원인은 소방방재청이라는 목소리가 크다. 지난 2004년 6월 개청된 소방방재청은 본청 인력의 23%만이 소방직일뿐, 예산, 조직 등 핵심부서는 일반행정직이 독식하고 있어 소방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주장이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온 바 있다.
행사에 참여한 한 단체관계자는 “소방은 무엇보다 현장에서의 대응성이 중요한 만큼 독립된 국가소방청을 신설, 소방의 일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참고로, 소방방재청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소방공무원의 평균 사망연령은 62.8세로 교육직 공무원(70세)보다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1년 한국남성 평균수명인 72.8세에 비해 10년이나 이른 것이다. 우리나라 소방공무원들이 얼마나 열악한 여건 속에서 근무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같은 날 올림픽 공원에서 열린 제 45주년 소방의 날 기념식에 참석한 노무현 대통령은 “소방 방재는 국민의 생명, 재산과 직결된 분야인 만큼 앞으로도 충분한 인력이 보강돼야 한다.”라며 “소모적인 정부 크기 논쟁보다 책임 있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험생들 “신규채용위해서라도 소방에 힘 실어줘야”
이번 집회는 소방직 수험생들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독립된 소방청의 설립과 주 40시간의 근로시간 보장 등은 소방공무원 채용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집회 기획 단계부터 많은 수험생들이 집회 참여를 서로 독려하며 소방직 채용확대의 구심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었다.
집회에 참여했던 한 수험생은 “여타 공무원들과 달리 유독 소방공무원의 근로환경이 열악한 것은 권리를 챙기려는 목소리조차 없었기 때문이다.”라며 “근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인식과 제도개선이 선행되지 않는 한 올해 같은 ‘신규채용 가뭄’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수험생은 “올해 소방직을 보면 대다수 지역의 선발인원이 지난해에 비해 줄어들었으며 2~3배 이상 감소한 지역도 많다.”라며 “시험이 없다고, 선발인원이 적다고 불만을 하는데 그치지 말고 수험생들도 잘못된 현실을 고치기 위한 노력에 힘을 합해야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올해 전국 지자체가 소방공무원 증원을 이유로 행자부에서 받은 지방교부세는 400억 원으로 1,900여 명 정도의 증원분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제 증원된 인원은 300여 명 남짓에 불과하다. 교부받은 예산을 소방직 증원에 사용하지 않고 일반직 공무원의 인건비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한 지역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독립된 소방청의 설립만이 산적한 문제들을 풀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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