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5명 모집에 1천179명 지원…'공무원시험에 내 인생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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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가에서 만난 9급 지방공무원 취업 준비생(공시생) A씨(26·여)의 한탄이다.
6월 치러지는 올해 9급 지방공무원 시험에는 역대 최대 인원이 몰렸다.
10대 청소년부터 50대 베이비부머 세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지원하고 있다.
갈수록 사기업이 채용인원을 줄이는 추세인데다 자주 구조조정에 나서자 상대적으로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 치열한 경쟁…전북도청 9급 행정직 182대 1로 최고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가 총 1만1천359명을 뽑는 올해 9급 지방직 공채에는 총 21만2천983명이 지원해 평균 18.8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1만1천455명 선발에 18만8천여 명이 지원한 작년보다 1만4천명 가량 지원자가 많다.
거주지와 무관하게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는 서울시 9급 공채는 1천586명 선발에 13만2천843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83.8대 1에 달했다.
나머지 지역의 경쟁률은 12.8대 1(제주)∼32.3대 1(대전)로 나타났다.
특히 2명을 선발하는 전북도의 일반행정 9급에는 364명이 지원해 18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런 열기를 반영하듯 전북도는 전국 자치단체 최초로 지난 4월 15일 도청 대강당에서 '공무원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는 고교생, 대학생, 직장인, 학부모 등 1천여명이 몰렸다.
올해 각 시·군에서 인기 높은 공직의 채용 경쟁률을 보면 '치열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창원시 9급 지방세 직렬은 67.3대 1, 제주도 시간선택제 구분모집은 3개 직렬 평균 76대 1, 충북 시설관리 9급은 37.7대 1이다.
경북교육청 식품위생 일반직은 1명 모집에 80명이, 인천시 운전 9급은 2명 모집에 251명이 몰렸다.
부산경찰청 순경 시험은 39.1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세웠는데, 이중 여경은 5명 모집에 1천179명이 지원해 235.8대 1을 나타냈다.
◇ 50대 늦깎이 응시생도 도전…공무원 수 제한으로 갈수록 '좁은 문'
"딸과 아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응시했습니다. 합격하면 주민의 편에 서서 고향 발전에 이바지하고 싶습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다 지난해 그만둔 54세 늦깎이 응시생 B씨의 각오다.
공무원 정년이 60세이고 퇴직 1년 전 공로연수에 들어가는 점을 고려하면 A씨가 공무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5년뿐이다.
하지만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면서 여태껏 고향을 위해 한 일이 없는 그는 인생 후반부를 고향에서, 그것도 공무원으로 주민에게 봉사하고자 매일 이른 아침부터 도서관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2008년 10월 공무원 임용 연령 제한이 폐지되자 40대는 물론 50대까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다.
16개 시도 지원자의 연령별 분포는 20대가 62.6%로 가장 많고 30대(30.6%)가 뒤를 이었다.
40대와 50대 지원자는 각각 1만735명과 1천36명으로 집계됐다.
지방공무원 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지방공무원 수가 처음으로 총 30만명을 넘어서자 정부가 지방 재정 악화 등을 고려해 인원을 더 늘리지 않을 방침이기 때문이다.
실제 지자체의 수입 대비 인건비 비중이 2010년 21.5%에서 2015년 25.2%까지 증가하기도 했다.
강원도는 오히려 18개 시·군 공무원 선발 규모가 지난해 1천306명에서 올해는 875명으로 430명 줄었다.
각 시·도는 6월 18일, 서울은 같은 달 25일 9급 공채 필기시험을 치른다.
경남도 관계자는 "공무원 연금이 국민연금보다 많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을 선호하는 추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가 지방 재정 악화를 막고자 공무원 수를 관리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경쟁률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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